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그 날 1995년 6월 29일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

by 2nd wind 2023. 8. 4.

서울 서초동에서 발생한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23년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참사는 부실공사와 소홀한 관리로 인해 많은 사망자와 사상자를 만들었습니다.

 

붕괴 이유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와 함께 거론되는 이 사고의 이유는 부실공사였습니다. 공사부터 유지 관리까지 모든 게 부실했던 이 참사는 이미 예견된 사고였습니다.

설계 당시 대단지 종합상가였지만 정밀구조 진단 없이 백화점으로 변경하며 기존의 건설사의 붕괴 이유로 인한 거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건설사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삼풍건설이 공사를 맡게 되며 기존 계획 된 4층 건물에서 5층으로 억지 증축과 동시에 기둥 둘레를 줄이고 옥상에는 냉각탑 3대를 설치했습니다.

이 냉각탑은 냉각수를 넣게 되면 무게가 무려 87톤에 해당하는 양이였습니다. 게다가 인근 주민들의 항의로 냉각탑을 반대로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크레인 사용이 아닌 롤러를 장착해 옮기는 과정에서 건물 전체에 많은 균열을 가져왔습니다.

삼풍 백화점은 무량판 구조 방식으로 지어졌습니다. 하중을 견뎌야 하는 L자 철근 방식이 아닌 일자방식을 선택하고 편의를 위해 반드시 건물을 받쳐 줘야 할 기둥을 오히려 없애기도 하는 등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에 전혀 맞지 않는 기이한 구조였습니다. 또한 준공 승인을 받기 전에 이를 무시하고 가사용 승인 상태에서 개점해 4층과 5층은 공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로 영업을 진행했습니다. 

 

 

무량판 구조

무량판 구조라 불리는 건축방식은 하중을 지탱할 수 있는 수평기둥의 빔(수평 구조재) 없이 위층의 수평 구조인 슬래브(넓은 콘크리트 판)가 기둥으로 지탱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입니다. 제대로 만든 무량판 구조라면 내구성이 뛰어나고 층간 소음이 적습니다. 그리하여 고층 상업용 빌딩이나 백화점에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라멘방식(기둥식)이나 벽식 구조 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무량판 구조 특성상 기둥과 맞닿아 있는 부분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기둥 안에 보강 철근을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만약  철근이 빠지게 된다면 하중을 견딜 수 없어 위를 받치고 있던 슬래브를 뚫어 버리며 붕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를 짓는 구조 방식 3가지

무량판 구조, 기둥식 라멘구조, 벽식 구조의 차이입니다.

무량판 구조 라멘구조 (기둥식) 벽식 구조
보 없이 기둥과 슬래브로 지탱 기둥과 보로 구성
(수평지지)
기둥 및 골조 없이
벽으로 지탱하는 구조
층간 소음 적음 층간 소음 적음
방과 방 사이는 소음 취약
층간 소음 취약
공간 이용률 높음 구조 변경 용이 벽체 변화 불가
내구성 좋음 보수 및 교체가 편리 시공 복잡, 공사기간 김
비용이 비쌈 벽식보다 비용이 비쌈 다른 구조에 비해 비용 저렴

무량판구조라멘구조벽식구조
출처-반도 유보라 아파트

 

추가 공사

애초부터 부실공사가 시작되었지만 추가적으로 건물 붕괴를 더 가속화했던 이유가 삼풍문고를 입점시키면서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엄청난 무게의 도서들로 이루어진 서점은 1994년도 1월에 2층에 개점하고 이후 3월에는 지하 1층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이 선택만 보아도 이미 하중을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관련자들도 알고 있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영업과 동시에 추가적인 공사들을 끊임없이 진행하며 운영된 삼풍은 불과 5년 만에 붕괴되었습니다.

 

 

붕괴 조짐

붕괴되기 며칠 전부터 건물의 균열과 천장에서 시멘트 가루가 떨어지며 건물이 기울어졌음이 관찰되었고 붕괴 전날은 지붕에 철근이 올라오는 펀칭 현상이 목격되었습니다.

붕괴 당일은 5층 식당가 탁자가 기울어진 모습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바닥기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당일엔 5층과 4층 귀금속 상가가 위치한 곳은 대피를 건의하여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아울러 무게와 진동을 줄이기 위해 냉각탑 작동을 중단시키며 당시 29도 정도의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이 가동하지 않아 불행 중 다행으로 고객들이 백화점을 빠져나갔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알고도 영업을 강행하였고 붕괴 징조를 이미 알았지만 영업 중단이 아닌 이 부실공사로 인해 생겨나는 돌려 막기 공사를 위한 대책이란 최악의 결론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임원들이 있었던 곳은 b동이었으며 직원들과 고객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엘리베이터 타워를 제외한 A동 전체가 붕괴되었습니다. 

 

붕괴 시작

4층 천장까지 가라앉기 시작한 것이 오후 5시쯤으로 백화점 측은 4층을 폐쇄합니다. 40분 후 4층 천장이 붕괴 조짐을 보였고 7분 뒤인 4층에 있던 사람들은 대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3분이 자나 비상벨이 울려고 곧 굉음과 함께 건물 전체의 붕괴가 시작됩니다. 많은 직원들이 대피하라 소리를 치며 고객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고 삼풍백화점은 불과 5분 만에 정말 붕괴되며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층층의 지붕들이 겹겹이 쌓인 모습으로 그대로 붕괴되어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생존하지 못했습니다.

 

사상자

이 사고로 총 1,44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사망 502명, 6명 실종, 937명이 다쳤으며 이 숫자는 안타깝게도 한국전쟁 다음으로 대한민국의 최대 인명 피해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 중 백화점 직원이 306명입니다. 직원이란 이유로 위험을 감지하고도 더 빨리 빠져나올 수 없었던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사고의 그날

대형 참사를 겪으며 발생하는 문제들이 계속해 등장했습니다. 대형 참사에 대한 매뉴얼도 없었고 현장은 통제가 되지 않았으며 초기 대응의 미흡함과 많은 사람들의 무지함에 혼란만 가중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사회 각계각층의 도움으로 군부대 장병들의 헌혈과 건너편 영업 상가는 영업을 중단하고 대책 본부 장소를 지원했으며 인근 시민들은 음식을 조달해 도움을 전달했습니다.

그 외에도 시민들이 자원봉사를 나서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삼풍 백화점 붕괴 이후로 대형 건축의 경우에는 하중을 많이 차지하는 업종들을 지하에 배치하기 시작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건물들에 대해 안전 평가를 실시했습니다. 전체 건물의 2% 정도만이 안전한 상태라는 결과를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대규모 재난에 대한 대비가 없었던 상태에서 중앙 119 구조본부가 창설되며 화재만 진압하는 119가 아닌 구조 활동과 응급 상황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시민들이 갖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인간은 늘 망각하고 맙니다. 위험은 늘 가까이 있지만 기본을 지나치지 않는다면 이런 일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량판 구조의 철근이 없는 일명 순살 아파트라는 말까지 나오는 지금, 빠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그날의 이야기 넷플 더 데이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그날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 바탕의 일본 드라마 더 데이스가 7월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습니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입니다. 더 데이즈 후쿠시마 원전 사고 2011

2ndwind42195.tistory.com